Essay
You're organic
매주 토요일 아침, 집 근처 공원 주변에는 도시 외곽 농장에서 손수 재배한 농수산물 마켓이 열립니다. 동네 주민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화학 비료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 키워낸 신선한 유기농 제품들을 사기 위해 몰려듭니다. 마침 옆을 지나가다 조그만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잠시 걸음을 멈춰봅니다. 대부분의 야채들은 농장의 흙이 그대로 묻어 있고, 형형색색의 과일들은 투박한 나무상자 안에 대충 담겨져 있습니다.
'아, 이것이야말로 찐 유기농 이구나.'
인위적인 손길 하나 없이, 자연이 키워낸 그대로의 것들. 대충 종이봉지에 포장된 이것들을 들고 가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나는 정말 유기농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이미 수많은 농약에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내 자아와 생각은 고정관념, 편견, 비교, 시기, 탐욕, 경쟁이라는 온갖 비료와 농약들에 깊이 절어 있습니다. 본래 가지고 있던 순수하고 깨끗했던 모습, 외부의 것들에 물들기 전 누구보다 자유롭고 비교하지 않았던 나만의 올가닉한 감각과 창의적인 생각들은 그 강한 약에 녹아내린 지 오래입니다. 이미 눈과 코가 마비되어, 보이지도 냄새도 맡지도 못합니다. 고작 프리미엄 유기농 사과 한 입, 유기농 시금치 한 줌을 삶아 먹는다 한들, 과연 내가 유기농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캘리포니아 Erewhon 에서 최고급 과일로 짜낸 유기농 주스 한 잔이, 과연 나를 신선하고 유기농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You're organic. rem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