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유 되찾기 — 1. 남들로부터

이 글은 나 자신에 대한 솔직한 탐색의 기록입니다. 혹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거나, 그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 글 속의 질문들을 그냥 읽고 넘기지 말고, 잠깐 멈춰서 자신에게 직접 던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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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남들은 나에게 참 어려운 존재입니다. 남들이란 존재는 소셜미디어에 사진 한 장 올리는 것도 어렵게 만듭니다. 나는 사진을 올리기도 전에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좋아요를 눌러줄까?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재미있어할까? 내가 말하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까?
나는 늘 몇 시간을 혼자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남들을 의식하느라 못하게 된 일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을까요.

Q. 나는 왜 이렇게 남들을 의식할까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은 어떤 나의 모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매번 그 모습으로 비쳐지고 싶어서, 끊임없이 그것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려 합니다. 대부분은 그러다 지쳐서 그만두게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 → 나의 이상, 존재하지 않는 가짜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나 → 나의 실체, 지금 여기 있는 진짜
나는 현재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맘에 안 들고 감추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 회사, 교회 등)
그래서 선택지는 둘입니다. 이상적인 나를 만들어서 보여주거나, 아니면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고 사는 것.

Q. 왜 나는 실제 내 모습을 감추려 할까요? 나의 어떤 모습을 숨기고 싶은 걸까요?
Q. 왜 나는 '이상적인 나'를 보여주려 할까요?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는 현재 모습에 자신이 없고, 내 실제 모습을 공개하기 싫습니다. 진짜 모습을 공개했을 때 남들이 가지게 될 내 이미지가 걱정됩니다. 그 이미지가 내가 속한 관계와 공동체에 퍼져나갈 것도 걱정됩니다.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 즉 내가 사람들 앞에서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그 모습을 정의해보면, 
현재 내 모습은 그것이 결핍되어진 모습일 것입니다. 즉 내가 현재 모습에 자신이 없는 이유는, 
그것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Q. 그렇다면, 내가 남들 앞에서 끊임없이 꾸며내는 '가짜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빅테크 기업이나 떠오르는 스타트업에서 제품을 디자인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연봉과 베네핏이 평균 이상이다. 이것은 나를 사람들에게 스마트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봐준다고 믿는다. 그로 인해 나는 관계 속에서 경제적, 정서적 안정감이 있다.
반대로, 지금 실제 나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빅테크나 스타트업에서 일하지 않는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지 않는다. 높은 연봉과 베네핏을 받고 있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여길거라 믿는다. 그래서 경제적,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고 느낀다.

이것이 내가 현재 모습에 자신이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현실에서는 끊임없이 '이상의 나'를 꿈꾸며, 그런 나를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동시에, 사람들 앞에서는 이미 '이상의 나'가 된 것 마냥, 나를 포장하고 지어내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실패가 거듭할 수록, 시간이 갈수록 그 괴리감은 커져갔습니다. 의지보다는 낙심과 패배감이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나는 점점 두 얼굴에서 세 얼굴로 거짓된 모습들은 계속 늘어갔습니다. 그것은 나를 점점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고통받고 있는 나에게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Q. 왜 나는 사람들에게 내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만 보여지고 싶은 걸까요? 그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나를 이렇게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의 과거로 천천히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언제부터 나는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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